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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조건적인 사랑은 가능했다.
    마음공부/一切唯心造 2020. 7. 26. 00:38

    사실 나는 예전부터 궁금했었다.

    과연 나란 인간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이 가능할까?

    부모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본적 없는 나로선 연애로도 받아본 적이 없고 내면이 그저 황폐함 그 자체였다.

    좀 신기했던건 이런 내가 모성애는 어마무시하게 강하다는것.

    어렸을적부터 작은 생명체에 대한 긍휼함이 매우 컸더랬다.

    동생이 데려온 소동물들은 전부 내가 길렀더랬지.

    근데 동물과 다르게 사람에겐 '기대'를 하게 되더라.

    더불어 '실망'도 하게 되고.

    동물과 다르게 사람은 '말'이란걸 하기 때문이지.

    결국 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는 나 자신을 포기하고 적어도 내가 주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만 옆에 두기 시작했다.

    특히 소시오패스나 몰염치한 인간들은 칼같이 쳐냈던 것 같다.

    내 곁에 남는 사람들은 대개 어느정도 선순환이 되는 사람들.

    근데도 결국 나는 뭐랄까... 늘 애정에 목말랐다.

    그러나 빠르게 포기했던 것 같다.

    그리고 늘 내 자원을 긁어서 떼어내는 느낌으로 타인에게 베풀었던 것 같다.

    그것이 태생적 Giver의 운명이라고 믿었다.




    그러한 내게 '제이홉'이라는 아이돌이 나타났다.

    두둥.

    그에게서 내가 뭘 받고 싶어도 받을 수가 없다!

    오롯이 내가 퍼붓는 것 외에는 없다.

    댓가는 그저 그 아이의 가수로서의 성장과 예쁘게 웃는 모습 뿐.

    근데 너무나도 신기했던 건 덕질을 하면서 덕메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무한히 불어나는 화수분 같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그저 방탄을 같이 좋아한다는 것만으로 무한히 퍼주더라.

    나도 무한히 같이 퍼주면서 느끼는 것은 세상엔 정말 무한한 사랑이 있다라는 것.

    그러면서 세상에 조건없는 사랑이 존재하는걸 어렴풋이 느껴가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덧 3년이 흘렀다.

    나는 여전히 제이홉을 미친듯이 사랑하고 있고, 그저 그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내 돈 써서 내 살 깎아먹기지만 무한히 이벤트도 돌리고 있다.

    여전히 바라는 건 없다. 그냥 난 내 새꾸를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하고 싶은 것 뿐.

    놀라운건 그러한 호구식(?) 사랑을 통해 나는 내 안의 사랑을 채워가고 있었다.

    나는 그저 그를 사랑하기에 행복했고 내 마음이 충만해질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말이지 몰랐다.

    나는 이미 3년간 조건없는 사랑을 배우고 또 열심히 실천하고 있었다.

    다만 인지하고 있지 못했을 뿐.





    이제 조건없는 사랑을 하는 방법이 뭔지 알 것 같다.

    그저 그 사람이 잘 되길 바라고 그 사람이 웃는 모습, 행복한 모습을 보며 같이 기뻐하는 것.

    그 사람이 내게 특별한 리워드를 주지 않아도 내가 타인을 조건없이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내 안에 사랑을 채워갈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사실 나는 남친이 내가 준 만큼 나에게 사랑을 주길 바랐던 것 같다.

    서로서로 빚을 지고 갚아가며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길 바랐다.

    내 안에 이렇게나 많은 사랑이 있는데 그가 그걸 받고 나에게 그만큼의 사랑을 돌려주길 바랐다.

    그리고 내 사랑을 받지 않으려 철벽을 치는 그가 참 미웠다.

    '왜 나는 이렇게 줄건데 받지도 않고 주지도 않으려는 거야!!!' 라며 울부짖었다.

    '나도 사랑받고 싶다고... 한없이 사랑받아보고 싶다고...'라며 엉엉 울었더랬다.

    (사실 여전히 내 안의 내면아이는 그렇게 운다.)




    이제는 마치 호석이를 바라보듯 내 남친을 바라보고자 한다.

    쉽진 않겠지만, 그저 그가 웃는 것만으로도 나의 행복이 될 수 있길.

    그 행복이 결국은 나 자신을 향한 사랑으로 돌아오길 그렇게 바란다.

    #마음공부 #무조건적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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