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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어먹을 완벽주의 따위 집어치우고, 그까이꺼 대충해!
    Kate의 주저리주저리 2020. 6. 13. 23:19

    나는 타고난 완벽주의자다. 

     

    완벽주의라고 하면 뭔가 굉장히 멋있을 것 같지만, 

     

    그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완벽한 순간이 다가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일 수도 있다. 

     

    혹은 완벽하게 하지 못할 거면 포기한다일 수도 있다. 

     

    내가 공황장애를 앓기 전까지는 아니, 솔직히 공황장애 앓고서도 오래도록 나 자신을 밀어붙였던건, 

     

    '포기하기 싫어서'였다. 

     

    즉, 완벽주의자인 주제에 포기하기가 싫기까지 하면 지옥의 롤러코스터가 기다리고 있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그 지옥의 롤러코스터를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후 증후군에서 비롯된) 공황장애, 강박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4종 세트와 함께 탔다는 것만으로도 난 정말 나 자신을 존경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결과적으로 그 덕에 심하게 정신질환이 악화되어 정신과 약물이 전혀 들지 않게 되었단게 레알트루, 이후 한강에 뛰어들 날짜를 세고, 단방에 죽을 수 있는 약제를 서칭하러 다니는 상태가 됐었단게 레알참트루.

     

    지금이야 웃으며 얘기하지만,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데 계속 걸어야할땐 정말이지 암울하더라. 

     

    마음공부를 시작하고 달라진 이후 정말이지 많은 것이 변했지만, 역시나 뿌리 깊은 완벽주의는 나 자신을 자꾸 좀먹는다.  

     

    어차피 무엇을 하든 완벽해질 수 없고, 그냥 닥치는데로 하다보면 뭐가 나올텐데도, 

     

    굳이 나는 완벽하게 플랜을 짜서 그 플랜에 맞추어 우아하고 멋지게 결론에 도달하겠다는 이 욕심.

     

    사실 그 욕심으로 공부진도는 너무나도 더디고, 너무나도 더딘 진도를 보며 불안함을 심하게 느끼는 나는, 이러다가 또 포기할 수도 있겠단 공포가 밀려온다. 

     

    단순히 공포에서 끝나면 좋으련만, 이것이 무기력증으로 이어진다면 진정으로 큰 일. 

     

    현재 다행히도 덕질과 사랑하는 덕메들을 통해 마취제를 맞고 있긴 한데, 

     

    언제까지 마취제에 의존할 수는 없다. 

     

    고로, 이 완벽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나는 내가 생각해온 모든 플랜을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닥치는데로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단 판례 그냥 보이는데로 다 읽고, 

     

    사례집과 기록형을 그냥 보이는데로 대충 써보고, 답안 읽으련다. 

     

    나만의 노트 정리는 무슨... 

     

    일단 닥치는데로 양치기 하자. 

     

    그까이꺼 대충. 

     

    그러다보면 뭐가 보이겠지.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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